나는 아이에게 손을 댔다.
그날 나는 참지 못했다.
8살 아들이 7살 동생을 때렸다.
울며 나를 찾는 딸아이를 안고 있는 순간,
내 안에서 무언가 끓어올랐다.
너무 화가 났고, 실망했고,
그리고 무엇보다 속상했다.
나는 결국 아들의 엉덩이를 두 대 때렸다.
눈물이 맺힌 아이의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등을 돌렸다.
그리고 지금, 이틀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그 짧은 순간을 마음속에서 수천 번 되감고 있다.
“그때, 왜 그렇게밖에 못했을까.”
“나는 왜 내 감정에 먼저 휘둘렸을까.”
아이는 나의 거울이라 했다.
하지만 때로 나는,
그 거울 속 아이가 아니라
거울 너머 내 얼굴을 보게 된다.
내가 아이를 다그칠 때,
사실 나는 내 안의 조급함을 이기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아이를 혼낼 때,
나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나 있었다.
"왜 나는 이렇게밖에 못하나,
왜 나는 아직도 부모가 되는 게 이렇게 어려운가."
사랑해서 아팠다.
사랑해서 화가 났다.
사랑해서 결국 후회했다.
그 모든 감정들이 섞인 그 하루는
지금까지 아이를 키우며 겪은 어떤 날보다도
조용하고, 아프고, 진실했다.
나는 이제야 알 것 같다.
부모는 아이를 키우는 존재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자라는 존재라는 걸.
내가 아이를 키우며 배우는 것은
인내심보다도, 훈육보다도,
‘사람 사이의 마음’이었다.
“그때 아빠가 너무 화가 났어.
그치만 지금 생각하니까 미안해.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을게.
우리 같이 더 좋은 방법을 찾아보자.”
그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가장 강력한 교육일 수 있다는 걸
이제야 조금씩 깨닫고 있다.
아이에게 사과하는 부모는 부족한 부모가 아니라,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다.
감정을 참지 못한 날보다,
그걸 고치고 싶다고 다짐한 오늘이 더 중요하다.
나는 오늘도 실수한다.
하지만 그 실수 위에,
사랑을 조금 더 정성스럽게 덧바르며
아빠라는 길을 계속 걷는다.
때려서 미안해 주원아, 아빠가 더 많이 노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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